아래 글은, 2023년 8월 31일입니다.
8월 31일까지 운영한다는 얼음냉장고를 보고 싶었습니다. 맨발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비 그친 다음날, 8월의 마지막날, 미사 뚝방꽃길(위례강변길)과 당정뜰 메타세쿼이아길을 걸었습니다. 기분 좋은 맨발길이고, 탐나는 길이었습니다.
08:05 미사역
5호선 미사역에 도착하여 4번 출구로 나가 직진하다 우회전하여 강변 쪽 방향으로 갔습니다.
지하보도를 지나, 하남종합운동장, 경정공원을 옆으로 지나고, 미사리의 음식점, 카페들도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이른 편인데도 열려있는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지나간 후의 이야기지만, 이곳을 기점으로 하지 말고 종점으로 했으면 식사하기 좋았을 것 같습니다.
08:40 미사 뚝방꽃길 도착
강변을 따라 걷는 긴 맨발길. 신발은 준비해 간 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오른쪽으로 맨발길을 걸었습니다. 왼쪽은 안개 낀 산자락이 보이는 강변, 오른쪽은 옥잠화, 벌개미취, 상사화, 맥문동, 꽃범의꼬리, 비비추, 원추리, 나리... 꽃길입니다. 이미 진 꽃도 많았지만, 봄에는 어떤 꽃들이 길을 장식할지 궁금해지는 길입니다.
전날 비가 왔고 흐린 날씨라서 더위가 심하지 않았지만, 8월31일까지 운영한다는 얼음냉장고는 그래도 반가왔습니다. 얼음물 한 병 얻어갑니다.
중간중간 벤치, 화장실, 전망대 등도 있어 쉬엄쉬엄 갈 수 있었습니다. 나무가 커서 해가 떠도 나무그늘로 피해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맨발길은 이 길의 끝, 덕풍교 인근까지 이어집니다. 가보지 않은 반대편 방향의 시작 지점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09:45 미사 뚝방꽃길 종점
뚝방꽃길의 끝에는 수도에 호스를 연결해 두어 발을 씻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벗어둔 신발들이 놓여 있습니다. 어쩐지 맨발길 도중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손이 모두 비어있더라고요. 동시에 여러 명이 모이면, 어떻게 발을 씻을지 조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맨발로 걷는다면, 발 씻는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겠습니다.
다리를 건너니 바로 메타세콰이어길이 보이지만, 우선 높이 서 있는 건너편의 유니온 타워로 향합니다.
10:05 하남 유니온 타워
105m의 유니온 타워는 지하에 하남시의 폐기물 처리 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지상에는 야외체육시설, 물놀이시설, 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습니다. 타워 안에는 3층 무인카페와 4층 전망대가 있습니다. 층은 4층이지만 105m 꼭대기인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검단산과 한강과 경정공원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료 이용. 월요일, 명절 휴관.)
10:40 당정뜰 메타세콰이어길 입구
왔던 길을 조금 돌아가 1.2km의 메타세쿼이아길로 들어섭니다. 줄지어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는 늘 시원시원합니다. 이 길을 끝까지 가려고 했으나, 신발도 신고 있겠다, 옆길의 유혹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왼쪽 길로 빠지니 연못에 커다란 연잎이 가득입니다. 연꽃은 이미 시기가 지나 가끔 하나씩 숨어있을 뿐입니다. 연못을 지나 계속 가는 길도 좋았습니다. 메타세쿼이아길보다 더 자연스러운 느낌의 나무와 길들. 자갈 등으로 만든 맨발 지압길도 지나갑니다.
11:20 메타세콰이어길 종점 운동시설
길 끝에는 운동시설이 있습니다. 흐리던 날씨는 어느 틈에 해가 쨍쨍한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하남검단산역으로 방향을 정합니다.
11:40 하남검단산역 도착
다시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맨발길 정리 작업하는 분들도 중간에 보여, 방치된 길이 아니라 계속 가꾸어지는 길이라는 것이 반가왔습니다. 이렇게 잘 가꾸어져 있다니 인근에 연계된 다른 길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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