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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근처에서 나무에 달려있는 이름표를 보다가 '양버들'이라는 이름을 보았습니다. 미루나무라고 생각했는데, 이름표는 달랐습니다. 내 머릿속의 미루나무와 비교를 하며 나무 모양이 좀 다르다는 나름의 결론을 억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헛된 일이었습니다. 애당초 내가 미루나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미루나무가 아니고 양버들이라고 합니다. 잘못 알고 있는 게 왜 이리 많은가요. 미루나무와 양버들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1. 동요 속의 미류나무와 미루나무
1970년대 국민학교 3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렸던 노래입니다.
미류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걸쳐 놓고 도망갔어요
- 동요 흰구름 가사(박목월 지음)
이 노래가 요즘은 이렇게 가사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미류나무는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는 뜻으로 미류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미류와 미루가 혼용되다가 1988년 표준어 개정 당시 '미루나무'를 표준어로 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흰구름'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어 여전히 '미류나무'가 익숙합니다. 어쨌든 표준어는 미루나무라고 합니다.
2. 미루나무와 양버들
양버들이라는 이름은 서양에서 들어온 버드나무, 미류나무는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는 뜻으로 둘 다 버드나무입니다. 양버들과 미루나무는 아주 비슷해서 이름표도 잘못 붙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늘로 쭉쭉 뻗은 가로수, 시골의 신작로 풍경에 나오는 가로수는 미루나무라고 흔히 말하지만 미루나무가 아니고 대부분 양버들이라고 합니다.
미루나무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와 미관용으로 많이 심었지만 수명이 다하고 다른 수종으로 대부분 교체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나뭇가지가 넓게 퍼져가는 수형입니다.
미루나무 | 양버들 | |
분류체계 | 사시나무속 미루나무종 | 사시나무속 양버들종 |
나무 모양 | 넓게 퍼짐 | 위로 죽죽 뻗음 |
결국, 대부분이 양버들이면서 미루나무라고 오해받고 있는 것이지요. 미루나무가 아니라 양버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불러주어야겠습니다.
'네 이름이 뭐니?'라고 물어보면 나무가 '내 이름은 양버들이야'라는 식으로 답해주면 좋겠습니다. 모르는 이름도 너무 많고, 틀리게 알고 있는 이름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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