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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지고 난 봄철이면 공기 중에 하얀 솜털이 날아다니기 시작합니다. 대충 '꽃가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이 많아 기피 대상입니다. 이 솜뭉치는 많을 때면 길바닥 모퉁이에 몰려서 굴러다니기도 합니다. 버드나무가 꽃가루의 원인이라고 가로수를 교체하는 일도 있었는데 그게 오해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꽃가루'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알레르기의 범인은 누구인지 살펴봅니다.
1. 꽃가루의 종류
가. 버드나무 씨털
봄철 솜털처럼 보이는 것에는 대체로 버드나무 씨털, 민들레 홀씨 등이 있습니다. 버드나무는 2월에서 4월에 걸쳐서 꽃을 피웁니다. 잎이 나기도 전에 버드나무가 연둣빛을 띄우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가 꽃이 피어 있는 것이고, 5월에 솜털을 펴고 날아다니는 것은 꽃이 아니라 씨가 날아다니는 것입니다.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인 셈이지요. 따라서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나. 민들레 꽃씨
노래로 인해 생긴 오해인데, 사실 민들레는 홀씨를 만들지 않습니다. 홀씨란 한문으로 포자인데, 이끼 곰팡이 버섯 등 꽃이 피지 않는 식물들이 포자로 번식한답니다. 민들레는 꽃이 예쁘게 피고, 당연하게 씨앗으로 번식을 합니다. 우리가 민들레 홀씨라고 부르는 그것은 바로 씨앗들이 엉켜있는 것이며 이를 표현하는 바른말은 '상투털'과 '갓털'이라고 합니다. 나팔꽃씨처럼 민들레꽃씨쪽이 더 맞는 표현입니다. 어쨌든 꽃이 아니라 씨앗이므로, 꽃가루 알레르기와 상관없습니다.
다. 송홧가루
요즘 소나무 근처에 바람이 불면 엄청난 송홧가루가 날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송화는 소나무 꽃이고, 송홧가루는 소나무 꽃가루이니, 꽃 알레르기와 상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꽃가루에 비해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낮아서 극심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아니라고 합니다. 주범은 아니지만, 범인이기는 합니다.
라. 충매화와 풍매화
꽃은 충매화와 풍매화로 구분합니다.
충매화 | 꽃가루가 무겁고 끈끈해 공기 중에 날리지 않아 곤충에 의해 번식 진달래, 개나리, 벚꽃, 민들레 등 |
풍매화 | 바람에 꽃가루를 날려 번식 오리나무, 소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삼나무 |
꽃가루 알레르기의 진범은, 풍매화에 속하는 참나무, 오리나무, 삼나무, 자작나무, 개암나무, 떡갈나무, 소나무 등이 해당됩니다. 이들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입니다. 눈에 보이는 통칭 '꽃가루'들은 사실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지요.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은 꽃가루 알레르기와 상관없으므로 봄꽃 구경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2. 꽃가루 관련하여 고려할 사항
1) 꽃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2월 중순부터 오리나무는 꽃가루를 날리기 시작합니다. 3월에는 자작나무, 삼나무, 참나무 등 대부분 나무들이 꽃가루를 뿜기 시작하고 4월에 절정에 이릅니다. 공중에 떠다니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2월부터도 꽃가루 알레르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2) 꽃가루는 수목류, 잡초류, 잔디류가 있는데 수목류는 3~5월, 잔디류는 6~8월, 잡초류(쑥, 환삼덩굴)는 8~10월에 주로 발생하므로 각기 주의해야 합니다.
▶ 기상청 꽃가루농도 위험지수 바로가기 https://www.weather.go.kr/w/theme/daily-life/health-weather-index.do
3) 꽃가루는 주로 새벽에 방출되어 오전까지 공중에 떠 있습니다. 농도가 가장 높은 시간은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입니다.
4) 도심지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고 기온도 높아서 나무들이 왕성하게 생장하여 꽃가루 발생량이 많고 더 독합니다. 산업화와 온난화의 영향으로 꽃가루 알레르기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고 있는 날아다니는 꽃가루 같은 것들은, 꽃가루 알레르기의 범인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미세한 꽃가루가 범인이인 것이지요. 버드나무와 민들레는 씨앗을 날리고 있는 것이고, 송홧가루는 꽃가루이긴 하지만 극심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나무, 오리나무, 삼나무, 자작나무, 개암나무, 떡갈나무 등이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요 범인이랍니다. 버드나무와 민들레, 오해를 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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