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의 기준, 첫눈 온 날짜

 

 

깨끗하고 파란 하늘을 보며 외출을 했는데, 종일 실내에 머무는 동안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첫눈이 내렸노라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에 확인한 오늘의 날씨에 눈 표시가 있기는 했지만 워낙 맑은 하늘이라 믿지 않았는데, 요즘 일기예보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맑은 날에 눈이 얼마나 내렸을까요. 먼지처럼 날렸을 것 같은데, 첫눈의 기준이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첫눈의 기준과 첫눈이 보통 언제 오는지 평균적인 첫눈 날짜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1. 첫눈의 기준 

첫눈은 가을 이후에 처음 내리는 눈을 말합니다. 

오늘 기상청에서는 '2023년 11월 17일 서울에서 첫눈이 관측되었습니다. 서울 첫눈은 평년보다 3일 빠르고, 작년보다 12일 빠르게 관측되었습니다.'라고 기상청 SNS에 게시하였습니다. 오늘 사람들이 본 눈이 첫눈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이지요. 

송월동 기상박물관(서울 기상관측소)

 

서울 첫눈의 기준은 '서울기상관측소(종로구 송월동)에서 관측자가 눈을 관측한 때'(출처:기상청 보도자료)라고 합니다. 

눈이 쌓이든 쌓이지 않든 관측자가 관측을 하게 되면 이를 첫눈이라고 하는데, 관측자는 늘 눈이 내리나 안 내리나 보고 있을까요? 맞습니다.

서울기상관측소에서는 낮 2명, 밤 1명씩 기상관측 요원이 365일 내내 '눈으로 살핀' 기상정보를 기록하고 있는데, 관측자가 실제로 목격하고 폐쇄 회로(CCTV)를 통해 확인되면 첫눈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2. 첫눈이 온 날, 첫눈 평균 날짜 

첫눈은 보통 언제쯤 내릴까요.

최근 3년을 보면, 2021년 11월 10일, 2022년 11월 29일, 금년 2023년 11월 17일에 내렸습니다. 오락가락합니다.

기상청에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13개 도시의 첫눈 관측일 평균 날짜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참고로 2023년 24 절기 중 소설(小雪) 은 11월 22일입니다. 중부지방 첫눈 날짜와 비슷하지요.

1991-2020 첫눈 내린 날(출처:기상청)

 

3. 첫눈과 관련된 풍속, 일화 

1) 봉숭아물과 첫눈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첫눈 오는 날까지 유지하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2) 군대와 첫눈

눈이 많이 내리는 산간 지방의 군인들에게 눈은 엄청난 제설작업의 시작일 뿐으로 다들 질색합니다. 

3) 첫눈 오는 날은 조선시대 왕실의 만우절

농업이 중요했던 조선시대에 첫눈은 다음 해의 풍년을 알려주는 중요한 소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첫눈 오는 날은 경사스러운 날이라 하여 이 날만큼은 임금을 속여도 벌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 이 이야기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조선시대 소녀 이화가 도민준(김수현)과 함께 강릉 친정으로 가는 길에 도민준에게 고백하며 설명한 풍습이기도 합니다. 

거짓말로 첫눈을 포장하여 선물을 하여 받게 되면 선물 받은 이가 술을 사야 하고, 이를 돌려보내면 선물 보낸 이가 술을 사야 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관련 기록이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첫눈을 어떻게 포장했을까요.

---

기상청이 인정한 첫눈이라도 어차피 지역마다 날짜가 다르니, 저는 직접 눈을 봐야만 첫눈으로 인정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첫눈은 아직, 저에게는 아직 내리지 않은 것이지요. 

어쩌면 첫눈은 날씨의 종류가 아니라, 감성적인 이벤트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군인이나, 염화칼슘 생각부터 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외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