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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와 길

남한산성 둘레길과 남한산성 옛길 트레킹

by 금진놀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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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같지 않은 날씨입니다. 걷기 좋은 늦가을 정도의 기온. 두꺼운 외투를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가까운 북한산성은 자주 가봤지만 남한산성은 한 번 다녀온 것 같습니다.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따라간 것이어서 기억도 거의 없습니다. 남한산성 둘레길과 남한산성 옛길, 이름 붙은 길이 둘이나 있어서 조합하여 걸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 보입니다. 전철 연계가 쉬운 곳으로 찾아봅니다. 

썸네일

 

1.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때의 주장성 옛터를 활용하여 조선시대에 구축한 산성입니다. 산 위에 분지가 있어 조선 왕실과 백성의 대피처이기도 했습니다. 남한산성은 총 12.4km에 달하는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고 다양한 축성기술을 발달단계별로 볼 수 있습니다. 산성 내에 마을과 종묘사직을 갖춘 유일한 산성도시입니다. 

201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바로가기

 

2. 남한산성 둘레길(남한산성 탐방로)

남한산성의 이곳저곳을 살펴볼 수 있도록 탐방로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산에 있는 성곽이라서 오르내리막이 많이 있습니다. 

남한산성 둘레길 지도
(출처 :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1) 1코스(3.8km, 약 1시간 20분) 산성로터리 - 북문 - 서문 - 수어장대 - 영춘정 - 남문 - 산성로터리(빨간색 선)

2) 2코스(2.8km, 약 1시간) 산성로터리 - 영월전 - 숭렬전 - 서문 - 수어장대 - 산성로터리(녹색 선)

3) 3코스(5.7km, 약 2시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 현절사 - 벌봉 -  장경사 - 망월사 - 동문 -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주황색 선)

4) 4코스(3.8km, 약 1시간 20분) 산성로터리 - 남문 - 남장대터 - 동문- 지수당 - 개원사 - 산성로터리(노란색 선)

5) 5코스(7.7km, 약 3시간 20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 동문 - 북문- 서문 - 남문 -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보라색 선)

남한산성 둘레길 탐방코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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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한산성 옛길 

남한산성 옛길은 조선시대 봉화로의 일부 구간과 주변의 역사문화 자원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보부상들이나 여주 영릉에  참배하러 가는 왕실 행렬이 이곳을 지나갔습니다. 

1) 동문길(약 9.5km) : 남한산성 동문 - 산성로터리 - 북문 - 서문 - 남문 순환

2) 서문길(약 2.1km) : 송파구 거여동(마천역) - 감이동 - 남한산성 서문

- 남한산성 옛길 중 가장 가파르고 힘든 코스입니다. 

3) 남문길(약 6.5km) : 위례동주민센터(또는 장지역, 복정역) - 남문

4) 북문길(약 5.8km) : 광주향교 - 북문

남한산성 옛길 지도
남한산성옛길

 

4. 2023. 12. 9(토) 남한산성옛길 남문길, 서문길 트레킹

 

이름 붙은 길을 충분히 걷고, 전철역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로 잡았습니다. 장지역에서 출발하여 남한산성옛길남문길을 지나 남문에서 둘레길의 일부인 성곽길을 거쳐 서문으로 가서 옛길서문길로 내려가 마천역으로 도착한다는 계획이었고, 계획대로 (잘) 걸었습니다. 

 

장지역에서부터 40여분은 위례신도시를 지나갔는데, 곳곳에 보이는 낯선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싶은 산속 길을 만나자 잠시의 데크와 무수한 계단의 오르내리막이 교대로 이어졌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 옆의 산길에서 퍽퍽한 계단을 올라갈 때는 아스팔트가 부러웠습니다. 워낙 오랜만의 산행이기도 했습니다. 

남한산성옛길 남문길
남한산성옛길 남문길

 

그렇게 만난 남문은 반가웠고, 다양한 크기의 불규칙한 돌이 쌓여 이룬 성곽의 그 균일하지 않은 모습이 왠지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남한산성 남문

남문에서 서문 가는 성곽길이 힘들다는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1코스로 표시되어 있는 순한 길로 갔습니다.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것이 조금 가신 후에는 성곽길로 이어서 갔는데, 성곽길 풍경이 더 보기 좋았습니다. 침엽수가 많은 산인 듯, 멀리도 푸른색이  아른거리고 가까이도 푸른색이 든든하게 성곽 주변을 지키고 있습니다. 

남문에서 서문으로 가는 성곽길
남문에서 서문으로 가는 성곽길

 

남한산성에서 가장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 수어장대는, 정면이나 좌우에 자리 잡고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사진 찍기가 애매했습니다. 

수어장대 이후로는 성곽 공사 중인지 가림막으로 막혀 있어 꽤 길게 성곽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성곽이 워낙 길어서일까, 여기저기 공사 중인 듯싶었습니다.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성곽 아이콘
(이미지 출처 : Flaticon)

 

표지판을 보고 계획대로 남한산성옛길서문길로 길을 잡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길이 이상합니다. 네이버 지도앱을 봐도 이 길이 맞고, 서문에서 본 안내도에도 여기가 맞는데, 길이 잘 안 보입니다. 안내도에 원형길(Original Road)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길? 이런 길로 다녔을까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잘 안 보이는 오래된 나무 계단이나 돌계단, 밧줄 난간을 지지하는 기둥은 왜 이리 부서진 것이 많은지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 같았습니다. 낙엽 아래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어 겁 많은 걸음은 자꾸 느려집니다. 내려가는 길은 잘 내려간다고 했는데, 힘은 덜 들지만 무섭습니다. 

남한산성 옛길 서문길
남한산성옛길서문길

 

길이 아닌가 싶었는데, 가끔 이 길로 올라오는 사람이 보입니다. 내려가는 이나 올라오는 이나 고생입니다. 나중에야 알았어요. 서문길이 '남한산성 옛길 중 가장 가파르고 힘든 코스'라는 것을요.

아래쪽에는 등산용품, 먹거리 등 상가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구경하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램블러 앱의 오늘 기록에 의하면 이동 거리 11.4km, 소요시간 4:35, 휴식 20분이라고 합니다. 

 


겹치는 길 이름이 성남누비길도 있었습니다. 길 이름이 참 많네요. 

서문길로 내려올 때는 다시는 이 길을 오지 않겠다 했는데, 그 길이 제일 힘든 코스였다고 하니, 슬며시 자신감이 솟아납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어느 길로 가볼까 하고 지도를 다시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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