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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근 화단에서 활짝 피어난 나리꽃을 만났습니다. 주황색의 큰 꽃이 화려하여 눈길을 끕니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백합꽃처럼 생겼다는 것인데, 뒤이어 백합꽃과 나리가 같은 꽃이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한번 찾아 확인하며 백합 관련한 전설도 살펴봅니다.
1. 백합꽃과 나리꽃과의 관계
백합꽃과 나리꽃은 같은 꽃입니다. 백합은 한자어이고, 나리는 우리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백합이라는 말에서 '백'은 하얀 꽃이라는 의미의 흰 백白이 아니라 일백 백百을 씁니다. 백합꽃 구근에 비늘줄기가 백여 개 모여 있다는 뜻으로 모일 합合과 함께 백합百合이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 나리꽃(백합)은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흔한 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교나 유교 사상을 중시하며 사군자라는 매난국죽 외의 꽃들은 하찮게 여기는 풍조가 있어 민화 쪽에서만 드물게 자취가 보일 뿐입니다.
2. 백합꽃 전설
1) 성경의 이브와 관련된 이야기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살았는데 이브가 뱀의 꼬임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먹게 됩니다. 그 죄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이브가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하얀 꽃이 되었는데, 이것이 백합이라고 합니다.
2) 그리스로마신화
하늘의 신 제우스는 아기 헤라클레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해 헤라의 젖을 먹였습니다. 아기 헤라클레스는 급하게 젖을 먹다가 일부가 땅에 흘렀는데, 이것이 하얀 백합이 되었다고 합니다.
3) 독일 전설
사악한 성주가 미모의 아리스에게 반하여 성으로 데려오게 합니다. 어머니와 살고 있던 아리스는 성으로 끌려갔는데, 성에 도착하자 아리스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백합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3. 백합꽃 향기
밀폐된 공간에 백합꽃을 두면 그 진한 향기로 질식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밀폐된 공간 자체가 향기와 관련 없이 질식을 일으킬 수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적당한 향기는 숙면에 도움을 주고, 진한 향기나 과한 향기는 머리가 어지럽거나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색깔이 하얗지 않아도 백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얀 것은 백합, 색깔 있는 것은 나리꽃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붉은 꽃을 보면서 백합이라고 부르는 것은 거부감이 생기네요. 아는 것과는 별개로 백합은 계속 하얀 나리꽃의 이름으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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