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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와 길

봄꽃 백화점 서대문 안산 - 황톳길, 벚꽃마당, 허브원, 인공폭포

by 금진놀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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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월) 오늘, 서대문 안산은 봄꽃 백화점입니다.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목련, 히어리, 벚꽃, 앵두나무꽃, 복사꽃, 조팝나무꽃, 제비꽃, 남산제비꽃, 수선화, 튤립.....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안산자락길, 건강에 좋다는 황톳길, 벚꽃이 흐드러진 벚꽃마당, 예쁜 꽃 정원인 허브원, 시원한 인공폭포와 그 앞 카페까지 다양한 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썸네일

오전 9시 반경,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시작하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옆길로 이동합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도 꽃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벚꽃인가 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앵두나무입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고,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있는 곳이라 벚꽃이 아니라 앵두나무로 주변을 가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두나무가 궁금하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주변을 살피면 됩니다. 

(이진아기념도서관과 형무소역사관 사이의 마당에도 앵두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안산자락길, 독립문역, 황톳길, 허브원, 벚꽃마당 위치 지도

 

자락길 오른쪽(북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황매화의 노란색은 개나리보다 진하여 벌과 나비처럼 유인당하고 맙니다. 곳곳에 빨간 명자나무꽃도 초록 잎사귀 뒤에 숨어 있습니다

가는 길에 복숭아꽃이 눈에 자주 뜨입니다. 이쪽은 복숭아나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분홍빛이 강하고, 벚꽃보다 조금 큰 꽃이 화려합니다.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듯, 활짝 핀 꼿들도 많지만 아직 봉오리가 더 많습니다. 아직 피기 전의 복숭아나무 군락을 보면서 귀신을 부른다는 그 화려함이 궁금합니다. 벚꽃이 끝나도 이 길은 복숭아꽃길로 이어지겠지요. 

복숭아꽃

멀리 보이는 인왕산의 개나리, 벚꽃, 성곽도 멋있습니다. 

안산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꽃이 아직 한창입니다. 잎이 돋아나고는 있지만, 꽃이 시든 것도 아니어서 초록색 잎과 어우러진 모습이 오히려 싱싱해 보입니다. 하얀 팔을 길게 뻗는 조팝나무도 곳곳에서 손짓을 하고, 산목련은 아래 도시와는 달리 날씬한 몸매로 끝까지 버티며 나무에 매달려 떨어지길 거부합니다. 

 

조팝나무꽃, 개나리, 벚꽃, 복숭아꽃이 어우러진 모습

매년 이름을 찾으면서도 매번 이름을 잊고 마는 귀룽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기 직전이고, 귀한 편인 히어리나무들도 어째서인지 꽃을 다 떨구지 않은 채로 잎이 나고 있습니다. 연남동 작은 히어리는 꽃이 몽땅 떨어졌는데, 이곳 키 큰 히어리들은 다릅니다. 꽃 색이 눈에 뜨이지 않는 연노란색이라 유심히 보지 않으면 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산수유꽃도 아직 잘 버티고 있습니다.

손 닿는 곳에 있는 꽃들이 많아서 접사로 사진을 찍기도 좋고, 꽃향기 맡기도 좋고, 꽃을 자세히 볼 수도 있습니다. 인간 친화적이에요. 

 

그렇게 꽃나무들을 보면서, 가까이서 노래하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안산자락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황톳길입니다. 망설이다가 신발과 양말을 벗습니다. 가방 속에는 언제는 신발을 담아 들고 갈 수 있도록 커다란 비닐봉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끄러질까 봐 겁내며 옆 난간을 붙잡고 바닥만 보면서 한참을 갑니다. 발이 시원합니다. 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려 보니 한쪽에 수선화가 줄지어 꽃피어 있습니다. 아, 수선화가 황톳길에 졌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도 길이 끝이 안 납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약 550m라고 하네요.

황톳길 안내판

비 막이인지, 겨울 추위 막이인지 황톳길은 일부가 온실처럼 비닐로 가리도록 되어있습니다. 황톳길 유지관리가 쉽지는 않을 테지요. 세족장에서 열심히 발을 씻었습니다. 솔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황톳길이 끝나고 오른쪽으로 돌아 아랫길로 벚꽃마당을 향합니다. 두 군데의 마당 주변으로 큰 나무, 작은 나무 다양한 크기의 벚나무들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습니다. 만개. 어제 벚꽃 행사는 마쳤지만, 벚꽃은 아직 만개한 상태입니다. 얼마 더 지속될 듯합니다. 날이 흐려서 포토존에서 찍는 사진은 어둡게 나왔습니다. 

벚꽃마당 전경

화사한 벚꽃을 보며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다 보면, 벚꽃 사이로 꽃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봄을 맞이하여 곱게 단장한 안산허브원입니다. 벚꽃마당부터는 사람이 많이 보이더니 허브원은 소란스러운 분위기입니다. 허브원에 가득한 튤립꽃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진 찍으라고 강요라도 하는 듯합니다. 일부 허브꽃들도 있지만 지금은 튤립에게 대부분 땅을 양보한 상태네요. 가운데 쪽에는 팻말을 앞에 놓고 다양한 꽃을 심어 놓아, 새로운 꽃이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튤립과 자신의 모습을 담느라 다른 꽃들에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이동하기 싫을 정도로 꽃이 예쁘네요. 단체로 나들이 나온 어린이집 꼬맹이들도 꽃처럼 예쁩니다.

허브원의 튤립과 벚꽃

 

독립문역에서 허브원까지, 꽃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약 1시간 20분 걸렸습니다. 이곳에서 내려가면 홍제천 인공폭포가 나오고, 그 앞에는 카페 폭포가 있어 폭포를 바라보면 물멍 할 수 있습니다.  봄나들이로 딱 좋은 코스입니다. 

긴 시간이 어렵다면 서대문구청 방향에서 길을 시작하여 바로 황톳길, 벚꽃마당, 허브원, 폭포가 있는 구역만을 보아도 좋습니다. 만약 근처에서 식사를 한다면, 동신병원 지나서 있는 일미 부대찌개, 동신병원 건너편 뒤쪽에 있는 법성포영광굴비가 맛있습니다. 

홍제역, 폭포, 안산황톳길, 자연사박물관, 신촌역 등을 순환하는 서대문 명소 순환셔틀버스(무료)도 있습니다.

서대문 명소 순환 셔틀버스 노선 안내 바로가기 

서대문 명소 순환 셔틀버스 노선 안내


남은 자락길을 마저 돌았습니다. 전나무 숲도 지나고 메타세쿼이아숲도 지납니다. 건너편 인왕산 풍경이 보고 싶어서 안산 봉수대까지 올라가서 바라보았는데, 봉수대에 활짝 핀 복숭아꽃이 요염합니다. 가끔 꽃이 한참 보이지 않는 구간에서 문득 고개 들어보면 키 큰 나무 위에 벚꽃이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자락길 옆에서, 하얀 남산제비꽃들도 무더기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독립문공원 쪽으로 내려와 영천시장에서 칼국수로 오늘 봄꽃 행사를 마무리합니다. 

 

한 종류 꽃만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안산의 풍경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가까이 있지만 좋은 산, 가까이 있어서 더 좋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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