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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을 읽는 중, '조지다'라는 단어가 자주 나와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찾아보니 엄연한 표준어이고,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속된 표현으로 많이 쓰입니다. 웹소설에서 비속어는 흔하고 대충 넘어가지만, 재미있는 소설에서 반복되던 이 단어가 자꾸 얼굴을 찌푸리게 합니다. 다른 말로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영 거북합니다.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고품격 언어만이 아니라 '두루 쓰는'말이라 비속어도 많이 포함됩니다. 표준어라고 해서 비속어를 마구 남발한다면 피하고 싶어 지겠지요.
'조지다'라는 말의 뜻과 사용 예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옮겨봅니다.
1. 조지다의 뜻과 사용 예
1)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
2)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
사용 예 - 난 어미라니 인정이 그럴 수 없어 영애도 가는 대로 내버려 뒀지만, 그래선 안 되겠어요. 집안을 꼭 조져야겠어요.(염상섭, 젊은 세대)

3) (속되게)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
사용 예) - 신세를 조지다
네 일신 조지고 온 집안 문 닫게 할라, 모두가 네 맘 먹기다.(김동리, 황토기)
4) (속되게) 쓰거나 먹어 없애다
사용 예 - 달구지꾼은 방 안에 들어가서, 국수 두 돈 오 푼짜리를 세 그릇이나 조져 대었다.(김남천, 대하)
5) 호되게 때리다
사용 예 - 매부는 사정없이 구둣발로 조져 대고 막판에는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이문희, 흑맥)
2. '조국 조지는 날'의 방송 심의 결과
2017년 6월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좌관에게 '오늘은 조국 조지는 날'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문자 내용이 기사로 보도되었고, 당시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특히 MBN <뉴스와이드> 방송에서 '조국 조지는 날'이라는 자막을 장시간 노출하여 심의 안건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방송심의소위윈회에서 '인용 표시'를 했고, 토론이 중심이었지 비속어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이 아니었다며 심의위원 전원이 '문제없음'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어감은 그렇지만 표준어라서 못 쓸 용어는 아니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방송심의규정 제51조(방송언어) 제3항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속한 조어 및 욕설 등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당시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조지다'라는 말을 저급한 비속어로 인식하고 사용하지 않거나 꺼려하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지요.
입에 담거나 듣고 싶지 않은 말입니다. 소설에서도 다른 말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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