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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정보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by 금진놀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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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주변의 산책로를 이용하다 보면 물새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청둥오리, 백로, 왜가리가 주로 보입니다. 새 이름을 그것만 알 때는 참 쉬웠습니다. 

물 위에 있는 청둥오리 한 쌍

언젠가 오리 사진을 검색하다가 자신이 청둥오리라고 여겼던 새들이 청둥오리가 아니라 흰뺨검둥오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노라고 쓴 글을 보았습니다. 이상하게 암컷들만 모여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 아뿔싸.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몽땅 다 청둥오리인 줄 알았지, 거기에 다른 오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었지요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그 후로 어려워졌습니다. 눈썰미 좋지 않은 내 눈으로는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암컷을 멀리서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가까이 있을 때는 제법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오리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로 대충 나누어서 이름 붙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알락오리, 쇠오리까지 이름을 알게 된 이후에는 초록색 머리를 가진 청둥오리 수컷만 제대로 알아줄 뿐, 나머지들은 구분을 포기해 버렸습니다. 하나만 알 때가 좋았다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청둥오리라는 이름에서 그냥 '오리'로 이름을 단순화하였습니다. 

 

가끔 보이던 작은 논병아리도 사실은 논병아리가 아니었을 거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까만 물새는 민물가마우지라고 생각했는데 물닭이라는 이름의 까만 새를 알게 된 이후로는 저 멀리 보이는 새가 물닭인지 민물가마우지인지 이름 붙일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왜가리와 백로도 혹시 다른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정확히'가 아니라 '대충' 알아서 이런 상황이 되기도 하지만,  혼란스러운 시간이 쌓이다 보면 점점 차이점도 눈에 뜨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멀어서 알아보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지요. 탐조 망원경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하나만 알 때가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앎이, 사용하는 언어가  작년과 올해가 똑같다면 정체된 것일 테지요. 헷갈리더라도 오늘도 새로운 이름, 새로운 풍경을 보고 익히려고 합니다. 다, 공부입니다. 꾸준히 성장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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